로스팅기에 넣기 전에
1) 전처리: 결점두 선별
콩을 볶기 전에 꼭 해야 하는 과정으로 고르지 못한 생콩 즉 결점두를 선별해 내는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얼룩덜룩한 로스팅의 원인이 되는데 맛에 지극히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점두로는 주로 잘못된 펄핑이나 탈곡, 과발효, 유전적 원인, 곰팡이 발생, 미성숙상태에서 수확, 해충에 의한 요인 등 여러 가지 발생원인이 있습니다. 커피를 가열하면서 나타나는 변화는 매우 복잡해도 단계별로 나타나는 가장 기본적인 변화는 일정하기 때문에 결점두의 선별은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기계의 예열: 커피 맛에 미치는 영향
대부분의 기계가 그러하듯 그린빈 투입 시점의 드럼 내부 설정온도가 맛과 향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일반적으로 로스터는 로스팅 시작 전에 예열해 주는데 대개의 경우 160~180 ºC의 온도를 설정하고 여름철에는 짧게, 겨울철에는 약 30분간 가열 후 로스팅을 시작합니다. 만약 이때 예열과정을 200 ºC 이상에서 10여분 가열한 후 그린빈이 익어가는 과정을 관찰하면 원두의 팽창이 커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낮은 예열온도(160~180 ºC)에서 그린빈을 투입할 경우에 따라 원두의 팽창률이 큰 차이를 보입니다. 미디엄 로스팅 시 낮은 온도에서의 원두 팽창률은 40%인데 비해 200~220 ºC에서 그린빈이 투입된 경우는 약 80~85%의 팽창률을 보이게 됩니다. 이런 팽창률의 차이는 바로 추출과 연관되어 맛의 변화가 가장 크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입니다.
3) 로스팅 볶음도: 단계별로 다양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일반적으로 로스팅 정도를 강/중/약 볶음의 3단계로 나누기도 하고 라이트(Light), 시나몬(Cinnamon), 미디엄(Medium), 하이(High), 시티(City), 풀시티(Full City), 프렌치(French), 이탈리안(Italian)의 8단계로 나누기도 합니다. 색깔은 크게 중요하거나 정확한 것이 아닙니다. 각자가 원하는 맛의 기준으로 경험을 쌓아야 합니다. 그렇다 해도 생두의 품종에 따라서 특성이 다르므로, 일반적으로 '어떤 품종의 생두에는 이런 로스팅이 어울린다'라는 표준은 있습니다. 이러한 표준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로스팅 단계를 만들어가는 것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로스팅 머신에 원두 투입!
4) 1차 크랙의 신호: 생두 세포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발생
1차 크랙이란 그린빈 내부까지 충분한 열을 받아 팽창이 시작되고 있다는 첫 신호입니다. 즉, 1차 크랙에 도달하는 시간은 그린빈 투입 시 그린빈 내부의 온도와 기계예열온도 그리고 불의 세기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1차 크랙 도달시간의 차이는 그린빈의 조밀도 차이 등 여로 요인에 따라 변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그린빈 외관에 열이 전해지는 시간이 길고 짧음에 따라 결정됩니다. 그린빈이 서서히 흡열 반응을 통해 건조되면서 외피는 더 진행되거나 덜 진행되면서 맛의 차이가 나타납니다.
5) 2차 크랙: 이산화탄소의 생성으로 인한 팽창으로 발생
2차 크랙은 210 ºC 부근에서 가스 생성으로 인한 팽창력으로 생성되는 소리입니다. 1차보다는 파핑소리가 뚜렷한데 맛의 결정시기는 이미 1차 크랙에서 기본이 갖추어졌으므로 그 영향력이 실제로 크지는 않지만 화학적으로 성분 변화의 가속화로 콩의 스타일을 결정지을 수 있는 단계입니다. 로스팅 정도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원두의 무게가 20% 정도 감소하고 부피는 50~100% 정도 증가합니다.
6) 크랙에 따른 맛의 편차
콩이 볶아지면서 색깔, 향 등 여러 변화가 있겠지만 크랙의 변화는 무엇보다도 맛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크랙음을 장시간 듣고 난 후 볶은 커피의 맛과 짧은 시간 듣고 난 후의 커피 맛을 보면 전자가 더 맛이 강렬합니다. 그러나 커피를 상온에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보관기간은 짧아지게 됩니다. 그래서 크랙 허용시간은 로스터들의 노하우가 되면서 보다 다양한 맛과 향을 가질 수 있습니다.
7) 원두의 배출과 냉각
원하는 포인트의 볶음을 가진다 하더라도 빠른 시간에 배출과 냉각이 진행되지 않으며 원두 자체의 온도에 의해 더 진행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냉각 시에는 회전식 교반기나 송풍기를 이용해서 빨리 원두를 상온으로 떨어뜨려야 합니다.
8) 마무리 작업
로스팅 후에도 결점두를 선별해야 합니다. 물리화학적인 변화에 의해 형태가 변한 원두 그리고 미리 골라내지 못했던 불량두나 이물질을 선별해 내야 합니다.